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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숨겨진 보물, 용문사의 초가을 풍경

by 푸른가람 2011.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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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예천 용문사란 절은 숨겨진 보물과도 같습니다. 2년전 우연히 이곳을 찾았던 날 이후 가끔 시간 날 때마다 이곳을 찾곤 했었는데 매번 그 느낌이 다른 곳이기도 합니다. 고운사의 말사로 절 자체가 크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처음 가보면 생각보다 큰 규모와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데 놀라게 될 겁니다.




용문사에도 가을이 성큼 다가선 느낌입니다. 제게 용문사는 한여름의 푸른빛과 붉은 꽃잎이 대비를 이루던 곳이었는데 이제 계절의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흥을 발견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서둘러 찾아온 차가운 기운에 이끌린 붉은 단풍이 조만간 이 숲길을 온통 울긋불긋하게 단장해주면 용문사를 찾는 즐거움이 또하나 늘어 날 것 같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잘 정돈된 돌계단을 따라 오르면 오래된 은행나무가 넉넉한 품으로 용문사를 품어주고 있습니다. 샛노란 은행잎이 풍성한 가을햇빛을 받아 빛나는 환상적인 모습이 벌써부터 상상이 됩니다. 대구에서 두시간이면 족히 당도할 수 있는 거리인 이곳. 좀더 가을이 깊어가는 어느날에 또한번 용문사를 찾아야 될 것 같네요.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공주의 남자'라는 드라마에는 제가 찾았던 두곳의 절이 드라마 배경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무척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장면 속에서 그 어느날 내가 찾았던 절의 느낌을 바로 찾아낼 수 있었으니까요.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절이기에 나만이 알고 있던 이 멋진 풍경들을 어떻게 찾아냈을까 하는 궁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이곳 용문사를 처음 찾았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절의 바로 위쪽 극락보전 가는 길이었습니다. 보통의 절처럼 이곳도 계단식으로 가람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절의 가장 높고도 깊은 곳에 극락보전이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잘 정돈된 숲길이며, 오래되고도 단정한 느낌의 돌계단을 올라 극락보전에 오르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극락보전 오르는 길가에 있는 원통전이며, 그 자체가 보물 제145호이면서 안에도 보물 2점(보물 제684호 윤장대, 보물 제989호 대장전 목불좌상 및 목각탱)을 보유하고 있는 대장전도 모두 드라마 속에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의 무게가 절로 느껴지는 대장전에 들어가 한참을 머물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찾는 이가 그리 많지 않아 고요한 산사의 느낌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용문사를 찾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경내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마치 보물찾기 하듯 용문사의 매력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앞마당에 우뚝 서 있는 지나치게 매끈한 느낌의 석탑이 대장전만큼이나 오랜 세월의 느낌을 담아낼 수 있게 될 때면 용문사의 보물도 또 늘어나게 될테지요.







* 한여름 푸른 빛과 붉은 꽃잎의 대비, 예천 용문사( http://kangks72.tistory.com/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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