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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고운사 만덕당 마루에 앉아 등운산을 바라보다

by 푸른가람 2011.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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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첫날 의성에 있는 고운사를 찾았습니다. 그 이전에도 고운사는 여러번 다녀왔었는데 이렇게 무더운 한여름날 가기는 또 처음이었네요. 폭염주의보가 내린 이날은 역시나 무척 더웠습니다. 이따금씩 구름이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는 것이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파란 하늘을 쉼없이 흘러가는 뭉게구름이 있어 사진찍기는 좋더군요.

 


 


 


매번 카메라 기종은 달라졌지만 찍힌 사진을 보면 비슷합니다. 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장소나 새로운 구도를 시도해 봄 직도 한데 늘상 비슷한 것을 보면 부지불식간에 굳어지는 습관이란 것이 무서운 겁니다. 이번에는 LX3라는 똑딱이를 들고 아주 편하게 고운사를 한바퀴 잘 돌아보고 왔습니다.

원래 고운사 들어가는 숲길이 참 아름답습니다. 잘 다듬어진 흙길은 매번 걸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풍성한 풍경을 안겨 줍니다. 가을날 아침 상쾌한 공기를 폐부 깊숙히 들여 마시며 십여분 정도 편안한 마음으로 걸었던 이 길은 언제고 다시 찾아오고 싶은 곳이요, 좋은 사람들에게 소개시켜 주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좋은 길도 이 무더운 날에는 무리입니다. 이 숲길에서의 여유자적한 산책은 한두달 쯤 뒤로 미뤄 두고자 합니다. 사찰들이 대부분 깊은 산중에 자리잡고 있다보니 좋은 계곡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아쉽게도 이 곳 고운사는 잠시 더위를 식혀줄 만한 계곡이 없습니다. 그래도 지난 폭우 덕분인지 가운루 아래의 작은 수로를 흐르는 물소리가 제법 세찹니다.

 


 


 


 


극락전 옆 만덕당 마루에 잠시 앉아 땀을 식혔습니다. 이 자리에 앉아 맞은편 등운산을 바라보는 느낌이 괜찮습니다.  풍만한 젖가슴같은 등운산과 그 위를 쉼없이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니 우리네 인생이 또 저 구름처럼 덧없는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잠시 서글픈 마음이 들더군요. 남은 인생은 덧없는 구름이 아니라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는 산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파나소닉 LX3로 찍은 고운사 사진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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