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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숨겨진 보물같은 경주 흥덕왕릉의 비경

by 푸른가람 2011.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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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우거진 계절이다보니 확실히 소나무숲의 푸르름도 느낌이 다릅니다. 수백 그루의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마치 이무기들이 떼를 지어 하늘로 승천하려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합니다. 이 울창한 숲을 지나면 비밀스런 왕의 무덤이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무인상과 석사자상이 호위하듯 무덤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곳 흥덕왕릉은 제게는 숨겨진 보물같은 곳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덕분에 언제 가더라도 호젓하게 나만의 산책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경주 시내에서 많이 떨어져 있는 위치이고 찾아가기도 그리 쉽지 않다보니 일반인들이 여기까지 찾아오는 것은 앞으로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경주에서야 흔하디 흔한 것이 무덤이니까요.




하지만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곳의 솔숲은 다른 어떤 곳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만큼 풍성하고 아름답습니다. 흔히들 경주 남산 삼릉에 있는 솔숲의 환상적인 빛내림을 최고로 뽑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곳의 풍광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무턱대고 찾아간다고 해서 그 아름답고도 환상적인 모습을 쉽사리 내주지는 않겠지만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은 양동마을이나 옥산서원을 지나거나 하면 가끔 들러보곤 하는데 그러다보니 늘 한낮입니다. 빛이 너무 강하다보니 보여지는 풍경 자체가 밋밋합니다. 자욱한 안개도 있어줘야 하고, 그 속을 뚫고 내려오는 세찬 한줄기 빛도 도와줘야 흥덕왕릉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멋진 풍경을 뽑아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아직은 젊어서인지 여전히 아침잠이 많습니다. 좀더 나이가 들어 새벽에 일찍 깨게 되면 자주 이 곳을 찾아가 볼까 합니다. 어둑어둑한 새벽녘에 아무도 찾는 이 없는 무덤을 혼자 찾는다는게 좀 으시시한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맘에 드는 사진 한장을 찍을수만 있다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만 합니다.


* 이전 글 보기 : 흥덕왕릉의 황홀한 빛내림을 기다리며 http://kangks72.tistory.com/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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