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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백제 무왕의 탄생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부여 궁남지

by 푸른가람 2011.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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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의 남쪽에 있는 연못이란 뜻을 지닌 부여 궁남지는 백제 사비 시대의 궁원지로 전해지고 있다.
별궁에 만들어 놓은 인공 연못이라는 얘긴데 경주에 있는 안압지와 비슷한 성격이라 이해하면 되겠다.
그런데 그 모양은 안압지와 부여 궁남지가 아주 딴판이다.

 


안압지를 다녀가신 분들이라면 다들 느꼈겠지만 인위적인 느낌이 상당히 강하다.
하긴 신라시대 원형을 알 수 없으니 그 복원이란 것도 정확할 순 없는 법,
현재의 모양이 안압지와 임해전의 본래 모습이라고 감히 얘기할 순 없을 것 같다.

 


 


그에 비해 궁남지는 수더분한 모습이다.
물론 여기도 경주 안압지나 부여에 있는 백제문화단지처럼 인위적인 노력을 가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화려한 모습으로 치장할 수야 있겠지만 오히려 지금 모습이 훨씬 자연스럽다.

 


궁남지 주변으로는 수많은 작은 연꽃밭들이 조성되어 있어 해마다 많은 진사들이 찾는다고 한다.
연꽃이 활짝 피는 계절이 아주 제격일 것 같지만
버드나무가 물길을 향해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는 풍경을 한가로이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연못이 그리 크지 않아서 둘레를 한바퀴 둘러보는 데에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풍경은 비슷비슷 하지만
한쪽 구석에 정박(?)하고 있는 황포돛배의 모습이 이채롭다.
그 옛날 백제의 왕족들이 이 연못에 배를 띄우고 음풍농월하던 모습을 상상해 보게 된다.

 


 


궁남지의 한가운데에는 자그마한 인공섬이 있고 이 곳에 포용정이 있다.
고픙스런 다리를 건너면 이곳에 닿을 수 있다.
용을 품은 정자라는 뜻의 포용정 역시 무왕의 탄생 설화와 관련이 깊은 유적이다.

 


 


법왕의 시녀였던 백제 무왕의 어머니가 이곳에 혼자 살다 용과 정을 통해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선화공주와의 로맨스로도 유명한 서동이었고, 이후 백제 무왕이 되는 것이다.
용은 흔히 왕을 상징하는 동물이니 용과 정을 통했다 함은 법왕의 성은을 입었다는 뜻일 것이다.

 


 


 


삼국을 통일한 이후(물론 한반도 남쪽으로 국한됐지만) 우리 역사의 정통으로 자리잡은 신라와 달리
주변에 머물러 있어야 했던 백제 역사와 문화가 재조명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자칫 그 자부심이 지나쳐 원형을 왜곡해서은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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