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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김알지 탄생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경주 계림

by 푸른가람 2011.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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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경주는 봄을 훌쩍 뛰어넘어 벌써 여름으로 치닫고 있었다. 혹시나 싶어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온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낮기온이 삼십도 가까이 올라가니 사진이고 뭐고 일단은 그늘로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이런 날에 이렇게 푸른 숲이 무성한 곳이 있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몇번을 생각해 봐도 경주는 참 복받은 도시가 아닌가 싶다.



물론 경주에서 살면서도 참 살기 좋은 곳이란 생각은 자주 했었다. 나중에 나이들면 노후는 경주에서 보내야 겠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젊은 사람들에게는 조금 심심한 동네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천년고도니 노천 박물관이니 하는 듣기 좋은 말들로 포장은 하고 있지만 문화재보호법에 묶여 이런저런 규제가 많다보니 직접 사는 사람들은 또 남모를 고충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경주 계림은 김알지 신화가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신라 내물왕 때 이곳 숲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리고 환한 빛이 가득해 신하를 시켜 가보게 했다. 신하가 와 보니 나뭇가지에 작은 궤짝이 걸려 있고 그 아래에 흰 닭이 울고 있어 이를 고하니 임금이 그 궤짝을 열어보게 했다. 



그 궤짝에 있던 아이가 바로 김알지이고 김알지의 7대손이 바로 미추왕이며 이후 신라가 멸망할 때가지 신라는 김씨가 통치하게 된 것이다. 당연히 왕실에 의해 이 곳은 신성시 되었고 처음에 시림으로 불리던 것이 계림이라 칭해졌으며 이는 한때 국호가 되기도 했을 정도다. 계림 한쪽에 조선 순조 3년(1803)에 세운 김알지 탄생에 관한 비가 세워져 있다.




계림 근처에는 볼거리가 무수히도 많다. 바로 인근에 첨성대, 반월성, 석빙고가 있고 반대편으로는 경주향교, 경주교동 최부자집, 월정교, 경주 사마소, 재매정 등이 있다. 조금만 걸어가면 대릉원, 안압지, 경주 박물관, 황룡사지, 분황사 등이 연결되어 있어 하루로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자전거를 타고 시원스레 내달리는 사람들이 모습이 부럽다. 운동으로 건강도 지키고, 보다 많은 것을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경주 여행은 역시 자전거가 제격인 것 같다. 여러 문화재들을 연계해 놓은 자전거 투어 프로그램이 있으니 미리 챙겨보면 경주 여행에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해 줄 것이다.



* 예전에는 여기도 관람료를 받았었는데 지금은 무료로 개방되고 있다. 조명을 설치해 놓아 특히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2009/04/05 - [아름다운 우리땅] - 봄날 저녁의 경주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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